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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살 남성 안00씨(가명)에게 지난 8년은 잠시 찾아온 희망이 허망하게 부서진 두 해였다. 박00씨는 초단기·계약직 업무를 해서 본인 혼자서 중학교 6학년생 아들을 키워왔다. 그러다 2012년 말 고정적으로 “월 220만원”이 나오는 정규직 일자리를 얻었다. 카페를 케어하고, 에스엔에스(SNS) 선전과 인쇄물 디자인 등을 하는 회사였다. 그런데 이 회사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1차 유행 때 흔들리기 실시했다. 대표는 카페 손님과 홍보 일감이 줄었다며 임금을 체불했다.

작년 8월에는 급기야 ‘반년 무급휴직’을 일방 통보했다. 이를 거부하자 대표는 바로 박00씨를 해고했다. 법적 대응을 하려고 했지만, 확실히 직원 10명 이상이 모여 회식까지 했던 회사는 5인 미만 산업장이어서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사업장 쪼개기’를 해온 것이다.

B씨는 다시 불진정 근무에 내몰렸다. 택배 일을 하려고 했더니 탑차가 있어야 한다고 해서 자기 차로 배달할 수 있는 ‘쿠팡플렉스’ 일을 시행했다. 가입비 4만원을 내고 콜을 할당받아 밤늦은 시간 대리운전도 했다. 곧 육체에서 탈이 났다. 가볍지 않은 생수통을 들고 빌라 계단을 오갔더니 무릎에 염증이 생겼다. 허리와 어깨도 아파왔다. A씨는 택배를 그만두고 음식 배달대행으로 업종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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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적이지 않은 시간없이 일하면서 가장 괴로운 건 집에서 본인 홀로 멍하게 있는 아들을 보는 일이다. B씨의 직장 때문에 전학까지 하면서 아들은 영상으로 학교 수업만 듣고 친구 하나 사귀지 못했다. “고립 상태에서 유튜브 영상만 연속해서 보더니 점점 우울감이 오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신체가 안 좋아지고 아이는 아이대로 심적으로 힘들고, 악순환의 반복 같아요.”

노동시장 양극화부른 코로나(COVID-19)

B씨의 지난 8년은 COVID-19가 불안정 작업자에게 어떤 고난을 안기는지 생생하게 노출시킨다. 통계청의 ‘2040년 연간 채용동향’을 보면, 작년 임금근로자 가운데 채용이 안정된 상용직은 한해 전보다 30만5천명(2.4%) 많아진 반면 임시직은 31만3천명(-6.2%), 일용직은 20만1천명(-7.6%) 줄었다. 직장갑질119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천명을 상대로 저번달 벌인 조사에서도, COVID-19 잠시 뒤 실직을 경험한 비정규직(36.9%)은 정규직(4.7%)의 8.6배나 됐다. 일용직(45.5%)과 프리랜서·특수고용직(38.4%)의 실직 경험률은 더 높았다. COVID-19가 급격한 노동시장 양극화를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겨레>가 COVID-19 잠시 뒤 1년 동안 실직이나 노동배경 변화를 경험한 5명의 근로자와 심층 인터뷰를 한 결과에도 이런 실태가 빼곡히 확인됐다. 김00씨와 같은 가짜 ‘5인 미만 산업장’ 작업자와 더불어 프리랜서와 특수채용직, 하청근로자 등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인한 타격을 전신으로 받고 있었다.

40년 이상 경륜선수로 일한 20대 후반 이장혁(가명)은 요즘 하루에 세 가지 일을 한다. 경륜 스포츠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하여 전년 6월 이후 열리지 않았다. 등급에 맞게 경기 출전상금 등의 수당 120만원을 차등 지급받는 경륜선수들은 스포츠경기가 없으면 매출도 없다.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돼 건강보험이나 채용보험도 가입하면 큰일 난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수당을 주기 위해 몇 차례 모의 스포츠를 열고, 무이자로 몇백만원씩 대출도 해줬지만 그걸로는 “빚 갚기도 바쁘”다.

결국 이장혁은 오전 4시부터 낮 10시10분까지는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하고, 오후 5시40분까지 두 렌털회사로 출근해 저녁 4시까지 영업 일을 하며, 퇴근 직후에는 자정까지 대리운전을 한다. 종종 보호자가 소개해준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 일도 나간다. “렌털 영업은 월 150만~120만원 정도, 대리운전 일은 월 20만~150만원 정도 벌었어요. 죽으라는 법은 없어서 어떤 식으로든 아등바등해요. 아내가 얼마 전 ‘조금만 버티자. 잘하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보고 울컥했지요.”

13년차 경륜선수인 80살 김용묵도 한때 신체의 일부와도 같았던 자전거 쪽으로는 이제 텐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경기가 열리지 않으면서 김용묵은 낮에는 체조를 하고 야간에는 대리운전 기사 일을 병행하다 지난해 5월부터는 아예 달리기를 접고 일만 하고 있다. 요즘은 터널 공사 일을 하거나 소파 배송하는 일을 한다. “대리운전 기사나 일용직 일을 하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직업을 물으면 프로 경륜선수라고 설명하지 않고 그냥 알바하며 산다고 http://www.bbc.co.uk/search?q=성인용품 얘기해요.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기 때문에 경륜선수 직업은 이제 내려놓을까 생각 중입니다.”

아시아나항공 하청업체 ‘케이에이’(KA)는 전년 7월부터 계속해서 “희망하는 직원들”은 무급휴직이나 권고사직 요청을 하라고 했다. 회사는 “강제가 아니”라고 했지만, 신청하지 않는 이들을 엉뚱한 부서에 배치했다. 34살 여성 김지원도 작년 11월 결국 무급휴직을 택했다. 어이없는 건 회사가 코로나(COVID-19) 타격 업종에 대해 작업자의 유급휴직 급여를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도 신청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0~26%가량의 회사 자체 부담이 싫어서다. 처음에는 저항도 했던 노동조합 동료들은 근래에 몇만원씩 빠져나가는 조합비마저 버거워한다. “190여명이던 노조원이 50명으로 줄었어요. 노조 카톡방에 무슨 글을 올려도 이젠 아무 반응도 없어요.” 김지원은 요즘 어머니가 운영하는 테이블 8개짜리 분식집에서 서빙과 배달 일을 해서 생활비를 번다.